우리부부는 싸우지 않아요

싸우지 않는 부부들이 부러우세요?  '싸움'이라는 단어가 부부마다 좀 차이가 있을 수는 있죠.  어느 부부는 소리지르거나 물건이 날아다니지 않으면 싸움이 아니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고, 어느 부부는 언짢은 감정으로 대화를 하는 것 자체를 싸움이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겠죠.  저는 부부들과 만날 때, 한 주는 어땠는지를 물어봅니다.  아직 관계가 탄탄해지지 않은 부부인데, '좋았어요, 이번 주는 안 싸웠어요.' 라고 대답을 하면, 두 분의 관계가 얼마나 가까워졌는지를 물어봅니다.  그러면, 부부는 여기저기에 작은 다툼들이 있기는했다며 이야기를 시작하기도 합니다.  싸움을 피하기는 했는데, 서로를 더욱 친밀하게 해주는 시간을 갖는 것에는 실패를 하는 경우이지요.  가끔은 지나간 불편한 감정들을 다시 꺼내는 것을 무척 싫어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왜냐면 다시 싸우는 것이 싫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작은 부정적인 감정들이 해결되지 않고 쌓이면 부부 사이에는 거리가 느껴지기 마련이고, 그러다보면 상대가 남보다도 더 멀게 느껴지게 되는 위험한 상태가 될 수도 있어요.  존 가트만 박사에 의하면 관계를 죽이는 요인 중 하나는 불쾌한 언쟁을 피하기 위해 진정한 욕구를 말하지 않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지금의 배우자에게서 찾을 수 없을 것 같은 정서적 유대감을 동경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위의 사진처럼 부부가 한 집에 살기는 하는데 서로가 무엇을 느끼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어디에 있는 지도 모르며 산다면 얼마나 답답할까요?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렇게 사는 것에 익숙해 있는 부부들이 있기도 합니다.  혹시 나와 배우자의 관계가 싸우지도 않고 가깝지도 않은 불편한 관계에 있다면 아래의 상황들을 보시면서 점검을 하시고 관계를 회복하시는 것에 노력을 하셨으면 합니다.

1. 현재의 관계에 완전히 충실하지 않고, 기회가 되면 헤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 이런 상황이라면 서로 살아가는 목적이나 의미가 무엇인지 터놓고 이야기하도록 의도적으로 시간을 내어 서로의 목적과 꿈을 나누세요.

2. 이성 친구의 문제 - 배우자에게 그 친구에 대해 조금씩 터놓고 얘기를 함으로써 비밀이 없애서 미래에 혹시 있을지 모를 상황을 예방하세요.

3. 사소한 거짓말을 자주 한다 - 가끔은 긴장이나 불화를 막기위해 거짓말을 할 때가 있는데, 우리는 이런 상황에서 'taking a risk’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불안하게 하는 작은 일로 인해 싸울 수 있다는 위험을 감수하고 얘기했는데 상대방이 이것을 긍정적으로 받아줄 때, 이 때에 우리는 서로에 대한 신뢰감/의지함이 높아집니다.

4. 다른 사람과 한 편이 되어 배우자와 대립한다 - 특히 시부모님, 장인어른, 친정부모님들이 부부의 문제에 개입을 하면 안됩니다.  그리고 내 부부관계에 개입하는 사람에게 부부의 관계가 최우선임을 지혜롭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5. 배우자가 멀고 냉담하다 - 상대의 감정을 알아주고 공감해주는 연습을 계속 해야할 것입니다.  내가 상대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성격이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배우자는 그런 행동에 매우 큰 상처를 받을 수가 있습니다.  감정을 알아주는 것이 힘들다면, 배우자가 힘들어 할 때, '지금 내가 어떻게 해 주면 좋을까?' 라고 물어보세요.

6. 성적 무관심 - 특히 나이가 들면서는 부부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성관계가 줄어들 수도 있지요.  가장 큰 이유는 바쁘기 때문이라고들 합니다.  그러나 진정한 이유는 다른 것일 때가 많습니다.  두 사람 모두가 줄어든 성관계에 대해 특히 큰 불만이 없을 수도 있겠으나, 부부의 성관계를 통해서 둘 만의 특별한 결합이 지속될 때, 부부의 결혼 생활 만족도는 더 높아집니다.  혹시 본인이 '내가 배우자를 성적으로 만족시키지 못하는가?' 아니면 '이 사람은 나를 원하지 않는가?'라는 질문들을 하신다면 상대방과 솔직하게 대화를 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7 . 무례함 -  나를 가장 기분 나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일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대방이 나를 무시할 때"가 가장 기분을 상하게 한다는 것에 동의하실 것 같습니다.  나에게 말 실수를 한다거나, 짜증내는 행동을 하는 것은 대화를 통해 이해하고 넘어갈 수도 있는데, 나를 작아지게 만들거나 동등한 위치로 존중하지 않는 행동이나 말은 많은 상처를 남깁니다.  그래서 존 가트만 박사도 연구를 통해 contempt가 관계를 해치는 네가지(criticism, contempt, defensiveness, and stone-walling) 대화 방식 중에 가장 위험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8. 불공평함 - 부부 관계에서 불공평하다고 느끼시는 부분들이 있으세요?  "같이 일을 하는데, 나는 집안일까지 다 해야 해.  나는 아끼려고 애쓰는 데 당신은 본인이 돈을 번다는 이유로 본인이 원하는 건 다 사!, 나도 꿈이 있는데 당신은 당신의 욕구만 채우려 해, 왜 나만 애들한테 나쁜 부모여야하는거야..."라는 생각들이 있으세요?  혹시 상대방이 불공평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는지 물어보시고 어떻게 하면 서로가 만족할 수 있도록 돕고 지지할 수 있을 지를 얘기해보면 좋겠네요.

9. 이기심 - 관계에서 부딪히는 대부분의 문제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것들은 이기심에서 시작이 되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제가 몇 년 전에 오랫동안 상담을 하신 어느 분께 여쭈어보았어요. '모든 부부 문제들의 원인을 하나로 총괄해서 말한다면 무엇이라고 하겠어요?" 라고 했더니, "이기심"이라고 대답하시더라구요.  저도 살면서 경험하다보니, 그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먼저 배우자가 원하고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고, 그것들을 채워주고... 상대방은 본인의 욕구들이 채워짐을 보면서 고마워하고 그 또한 상대방의 욕구들을 채워준다면... 부부들의 다툼은 줄어들 수 밖에 없겠죠?

10. 약속 위반 - 약속을 늘 어기는 그 사람.  처음엔 실망감때문에 속상하지만 나중에 신뢰를 할 수 없는 사람으로 되어버리고 말죠.  약속 위반은 작게는 '쓰레기 통은 내가 매 주 비울게' 부터 '집세는 내가 알아서 꼬박꼬박 낼게'까지 약속의 무게가 다를 수는 있겠지만 그것들이 가져다주는 느낌은 비슷해요.  왜냐면, 약속을 어기는 것은 '이 사람은 나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나에게 중요한 것이 아니면, 상대에게도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을 해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주 위험한 추측입니다.  이런 추측때문에 관계가 힘들어지는 것을 많이 봅니다.  상대방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귀를 기울여보세요.  아무리 하찮은 것이라 생각이 들어도, 들어주고 행동을 바꾸어 보세요.  배우자의 행복 지수는 마구 올라갈 것입니다.  큰 이벤트, 멋진 여행, 비싼 선물들이 아닌, 사소한 것에 관심을 두는 배려심이 부부의 침실을 뜨겁게 해 줄 수 있는 비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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